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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일기같지도 않은 그냥 낙서들만 끄적이고 있다가 어제는 일기를 쓸만큼 즐거운 일이 있어서 일기를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미영이 언니가 아는 분을 통해 발레 표가 생겨서 엄마까지 같이 발레를 보러 갔었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옆에는 발레단이 있었는데 그래서 발레라고 하면 무대 위의 모습들보다 어두컴컴한 발레 연습실이랑 공연 분장을 한 언니들이 생각난다. 공연을 볼 기회는 별로 없었고 공연 준비하는 걸 왔다갔다 하면서 보거나, 공연단 무용수들이 특히 남자 무용수들이 화장을 하고 무용복을 입고 있는게 인상적이 었던가. 어릴적에는 심미안이 전혀 없었나 보다. 무용수들의 몸을 보고 감탄했던 기억 같은게 없다. 그때는 평균적인 몸에 대한 아웃라인이 머릿속에 없어서였나보다. 세월이 지나고 평균 성인의 몸과 평균 성인의 움직임에 대한 인식이 생긴 후 본 발레는 정말 아름다웠다. 너무 너무 예뻤다. 주인공 여자는 몸 전체가 자그마한데 유독 탄탄한 복근이 눈에 띄었다. 춤을 추면서 숨을 쉴때마다 새가 숨쉬는것 처럼 갈비뼈와 그 위의 복근이 팔딱 팔딱 뛰었는데 그 모습이 정말 작고 어린 새끼 짐승이 숨쉬는 모습같다고 생각했다. 끝나고 나서 팬사인회 할때 가까이서 보니까 정말 지방이란 없고 뼈 위에 근육만이 붙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몸은 부단한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물론이지만 다른 무용수들과 비교해보니 타고나기도 해야 하는 것 같다. 몸이 작아서 춤을 출때마다 새, 그것도 꼭 작은 참새가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또 다른 여주인공은 평균적인 발레리나의 몸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작은 여배우보다 우아한 느낌이 들었다. 군무에서 나오는 여러 무용수들도 어떤 무용수는 눈에띄게 키가 크기도 하고 어떤 무용수는 마르지 않기도 했었는데 다들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 처럼 각자 다른 색깔의 춤을 추는 것이 다 같지 않고 다양한 발레를 볼 수 있었다. 또, 2막에 나오는 황금 신상 역을 맡은 남자 무용수의 춤이 기억에 남는다. 무용 평론을 보면 '중력을 거스르는' 이라는 표현이 나오던데 정말 그런 춤을 추었다. 약간 비보이의 나이키 춤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랬다. 계급,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배신. 발레를 위한 스토리 라는 생각이 들만큼. 스토리는 매우 단순했는데 구성 연출과 무대 미술이 훌륭해서 계속 집중해서 재미있게 보았다. 옷들이 화려하고 예뻐서 눈을 떼지 못했다. 2시간 정도 되는 공연 시간동안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며, 내내 감각이 호강했었다. 물론 나가는 길부터 도착하기까지,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도 공연 생각에 즐거웠다. 나는 며칠전 낙서에 예술에 대한 욕구가 전혀 없다고도 했지만 이렇게 좋은 공연을 보면 너무 즐겁고 그리고 살아있는게 참 좋다고 까지 생각하게 되는 걸 보면 가끔씩 좋은 공연은 봐주고 좋은 음반은 들어주고 전시도 봐주고 그러는게 정신건강에 매우 좋겠구나 싶었다. 오늘 공연 보게 엄마랑 저를 초대해준 미영언니에게 오늘의 일기를 바친다. 언니 고마워요. 그리고 언니 1막 끝나고 바로 가서 너무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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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rnaby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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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치? ㅎㅎ
by barnaby at 05/19 나는 불쾌한 일을 일찍 .. by mue at 04/27 좀 길지만 좋은 내용이다.. by barnaby at 04/25 당케! by 바나비 at 04/10 와 정말 고양이 예쁘네염 by solleo at 04/04 호호 by 바나비 at 03/19 으앙 이쁘다. 고양이 좀 봐. by j at 03/15 그렇군요. 생각해보니 .. by barnaby at 03/11 반가워요. 나도 보고싶소.. by barnaby at 03/11 덧버선을 만들고 있다. .. by barnaby at 03/11 포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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